EPP4067-260331FRA
예약코드 : RP2603097580
[노팁 노옵션] 동유럽 4개국 10일 # 체헝오독 / 일급호텔 / 패키지 속 자유, 로맨틱가도 로텐부르크2026.03.31(화) ~ 2026.04.09(목) 9박 10일
2025년 3월 31일부터 4월 9일까지, 9박 10일 동안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를 다녀왔다. 프랑크푸르트로 들어가 독일과 체코, 오스트리아를 거쳐 마지막 목적지인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일정을 마무리하고 귀국하는 패키지 여행이었다.
친구와 “매년 한 번은 해외여행을 가자”고 약속하고 시작한 여행이 벌써 네 번째가 되었다. 이번 목적지는 흔히 동유럽이라고 부르지만, 정확히는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로 이어지는 중부 유럽 여행이었다.
솔직히 출발 전에는 큰 기대가 없었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처럼 화려한 유산과 맛있는 음식으로 널리 알려진 서유럽에 비해, 이번 여행지는 내게 조금 낯설고 막연한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다른 여행 때처럼 출발 전부터 설레거나 들뜨는 마음도 크지 않았다.
그런데 막상 현지에 도착하고, 여행지가 하나씩 더해질수록 마음속에서 자꾸 “어?” 하는 감탄이 올라왔다.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뜻밖의 아름다움을 만났고, 그 아름다움은 여행이 끝난 뒤에도 오래 마음에 남았다.
독일 로텐부르크 (여행 2일차) — 중세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다
체코 프라하 (여행 3~4일차) — 가성비 좋고 풍광이 뛰어나 가장 오래 머물고 싶었던 도시
구시가지 광장과 천문시계도 프라하의 매력을 더욱 깊게 느끼게 했다. 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 사방을 둘러싼 중세풍 건물들, 그리고 구시청사 벽면에 자리한 천문시계는 프라하의 오랜 시간을 보여주는 듯했다. 정각이 되자 작은 인형들이 움직이고, 이를 기다리던 사람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여행 4일차인 다음날 오전엔 자유 일정으로 전 날 보고 들었던 카를교, 구시가지 광장과 바츨라프 광장을 여유롭게 걸었고 딸이 추천했던 신호등 골목도 찾았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만한 좁은 골목길에 신호등을 둬 신호를 받아 이 쪽에서 또는 저 쪽에서 일방만 갈 수 있게 설치했는데 구글 지도엔 Prague's narrowest alley로 나와 있어 웬만큼 나이 든 내게도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체스키크룸로프와 체스키부데요비치 (여행 4일차) — 동화와 노을 사이
부다페스트 (여행 8~9일차)— 저녁 햇살과 야경, 그리고 역사의 무게

부다페스트는 낮과 저녁, 밤의 매력이 모두 다른 도시였다. 저녁에는 부드러운 햇살이 다뉴브강과 도시를 환하게 비추었고, 밤에는 황금빛 야경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 속에는 전쟁과 희생, 기억과 성찰이라는 무거운 주제도 함께 있었다. 그래서 부다페스트는 단지 아름다운 도시가 아니라, 여행자에게 오래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도시였다.
여행을 마치며

첫 번째로 깊은 인상을 준 곳은 독일의 로텐부르크였다. 패키지 여행 일정 중 잠시 들르는 도시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막상 도시에 들어서는 순간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마을, 붉은 지붕이 다닥다닥 이어진 거리, 오래된 건물들 사이로 난 골목은 마치 중세시대가 그대로 남아 있는 듯했다.
특히 케테 볼파르트에 들어갔을 때는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연중 내내 크리스마스 소품을 판매하는 상점이라는 설명은 들었지만, 직접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그 이상이었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나무 장식품, 반짝이는 오너먼트, 손바닥만 한 소품 하나하나에 담긴 세심한 솜씨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계절과 상관없이 크리스마스의 설렘을 이렇게 오롯이 담아낼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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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홀 전망대에 오르는 길도 오래 기억에 남는다.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오르며 숨이 찼지만, 전망대에 닿았을 때 펼쳐진 로텐부르크의 풍경은 그 수고를 충분히 보상해 주었다. 붉은 지붕들이 이어진 마을을 내려다보며, 내가 지금 현재를 걷고 있는 것인지 수백 년 전 어느 시간 속에 들어와 있는 것인지 잠시 헷갈릴 정도였다.


그보다 더 인상 깊었던 것은 성벽 위를 걷는 길이었다. 성벽을 따라 잔도처럼 이어진 길을 천천히 걸었다. 한쪽으로는 중세 마을의 지붕선이 이어지고, 다른 한쪽으로는 완만한 구릉과 하늘이 펼쳐졌다. 그 길을 걷는 동안 여행자는 단순히 관광지를 둘러보는 사람이 아니라, 오래된 시간의 결을 따라 걷는 사람이 되는 듯했다.
체코 프라하 (여행 3~4일차) — 가성비 좋고 풍광이 뛰어나 가장 오래 머물고 싶었던 도시
프라하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오래 머물고 싶었던 도시였다. ‘백탑의 도시’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니었다. 어디를 바라봐도 뾰족한 탑들이 하늘을 향해 솟아 있었고, 골목 하나를 꺾을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프라하성은 단순한 성 하나가 아니라, 성당과 궁전, 골목과 정원이 어우러진 거대한 역사 공간이었다. 성 비투스 대성당의 웅장함, 황금 소로의 아기자기한 분위기,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프라하 시내와 블타바강의 풍경은 한 폭의 수채화 같았다. 붉은 지붕들이 물결처럼 이어지고, 그 사이로 강이 유유히 흐르는 모습은 오래 바라보고 있어도 질리지 않았다.
카를교는 또 다른 감동을 주었다. 다리 양쪽으로 늘어선 바로크 성인상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야외 미술관 같았다. 조각상 너머로 블타바강이 흐르고, 강 건너 언덕 위에는 프라하성이 자리하고 있었다. 어느 방향으로 카메라를 들어도 그림이 되는 곳이었다.
우리도 그 분위기에 흠뻑 빠져 친구 부부와 함께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조각상 하나하나를 배경으로 자리를 바꿔가며 찍고, 카메라를 서로 건네주고 또 건네받았다. 다리를 다 건너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 모를 만큼 즐거웠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 찍은 사진들이 이번 여행 앨범에서 가장 생기 넘치는 장면들로 남아 있다.

구시가지 광장과 천문시계도 프라하의 매력을 더욱 깊게 느끼게 했다. 광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 사방을 둘러싼 중세풍 건물들, 그리고 구시청사 벽면에 자리한 천문시계는 프라하의 오랜 시간을 보여주는 듯했다. 정각이 되자 작은 인형들이 움직이고, 이를 기다리던 사람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프라하의 밤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강 건너에서 바라본 프라하성의 야경은 말로 옮기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웠다. 블타바강 수면 위로 조명 빛이 길게 번지고, 그 뒤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프라하성이 황금빛으로 빛났다. 친구와 나란히 강변에 서서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냥 눈에 담기에 바빴다.

여행 4일차인 다음날 오전엔 자유 일정으로 전 날 보고 들었던 카를교, 구시가지 광장과 바츨라프 광장을 여유롭게 걸었고 딸이 추천했던 신호등 골목도 찾았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만한 좁은 골목길에 신호등을 둬 신호를 받아 이 쪽에서 또는 저 쪽에서 일방만 갈 수 있게 설치했는데 구글 지도엔 Prague's narrowest alley로 나와 있어 웬만큼 나이 든 내게도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다.
체스키크룸로프와 체스키부데요비치 (여행 4일차) — 동화와 노을 사이
체스키크룸로프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답게, 마을 전체가 한 권의 동화책 같았다. 언덕 위 성채와 붉은 지붕의 집들, 굽이쳐 흐르는 강, 좁은 골목이 어우러져 현실보다 그림에 가까운 풍경을 만들고 있었다. 성문을 나서며 느꼈던 감각은 아직도 선명하다. 마치 동화 속 세계에서 현실로 다시 걸어 나오는 느낌이었다.
그다음 이동한 체스키부데요비치는 조용하면서도 편안한 매력을 지닌 도시였다. 두 강이 만나는 곳이라는 설명을 들으니 자연스럽게 한국의 양수리가 떠올랐다. 강과 강이 만나는 곳 특유의 너른 수변 풍경, 그리고 그 위로 내려앉은 노을 빛이 낯설면서도 어딘가 친숙했다.
저녁 무렵 강변 산책로를 천천히 걸었다. 노을과 어우러진 강변 풍광 속에 흠뻑 빠져 걷다 보니, 연이은 빡빡한 일정으로 몰려왔던 피곤함이 어느새 사라지는 듯했다. 이국의 풍경이 사람을 이렇게 달래줄 수도 있구나 싶었다.
이곳은 맥주로도 유명하다고 했다. 맑고 깨끗한 물이 풍부해서인지, 왜 이 도시에서 좋은 맥주가 나오는지 자연스럽게 수긍이 갔다. 버드바이저의 원조 격인 부드바 맥주가 이곳에서 탄생했다는 이야기도 그 풍경 속에서는 전혀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잘츠부르크, 비쇼프쇼펜, 할슈타트, 볼프강 호수 (여행 5~6일차) — 음악과 산, 호수와 무지개가 이어진 시간
오스트리아로 넘어가 만난 잘츠부르크는 음악의 도시답게 곳곳에서 클래식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미라벨 정원, 카라얀 생가, 게트라이데 거리, 모짜르트 생가, 호엔잘츠부르크 성까지 이어지는 일정 속에서 모차르트가 숨 쉬던 도시의 공기를 조금은 느낄 수 있었다. 호엔잘츠부르크 성에서 내려다본 시내 전경은 말이 필요 없는 풍경이었다.


잘츠부르크 일정을 마친 뒤, 다음 날 여행지를 위해 하룻밤 머문 곳이 비쇼프쇼펜이었다. 알프스 기슭의 작은 마을로, 특별히 이름난 관광지는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았다. 아담한 기차역은 동화 속에서 꺼낸 듯 예뻤고, 저녁 무렵 무심코 나선 산책길에서는 현지의 소박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우연히 들어간 마을 맥주집에서 현지 사람들 틈에 섞여 맥주 한 잔을 기울이던 시간은 패키지 여행에서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선물 같은 순간이었다.


6일차 첫 일정은 할슈타트였다. 도착하자마자 “세상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티 없이 맑은 하늘, 그 하늘을 고스란히 담은 푸른 호수, 호수 가장자리에 다소곳이 들어선 예쁜 마을. 사진으로 수 없이 봤어도 직접 눈앞에 서니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웠다.
호수 수면은 거울처럼 잔잔해서 마을과 산의 모습을 그대로 비추고 있었다. 위를 봐도, 아래를 봐도 같은 풍경이 펼쳐지는 듯했다. 마을 골목은 또 얼마나 아기자기한지, 걸음을 옮길 때마다 카메라를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번 여행에서 날씨와 풍경이 가장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순간을 꼽으라면 단연 할슈타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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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크 수도원과 비엔나 (여행 7~8일차) — 예술과 황제의 도시를 걷다
비엔나 일정은 쇤브룬 궁전과 정원에서 시작되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 궁전이었던 이곳은 노란 외벽부터 강렬했다. 궁전 뒤로 펼쳐진 정원은 기하학적으로 정돈되어 있었고, 언덕 위 글로리에테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궁전과 정원, 비엔나 시내는 한 장의 그림처럼 어우러졌다. 황제가 왜 이곳을 여름 별장으로 삼았는지 이해가 되었다.
저녁에는 클래식 음악회를 관람했다. 모차르트, 슈트라우스, 베토벤의 선율이 살아 있는 연주로 귀에 스며들었다. 귀에 익숙한 모차르트의 음악도 비엔나에서 들으니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 마치 이 도시의 공기와 역사가 음악 속에 함께 녹아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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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슈타트의 여운을 안고 오른 카트린산 전망대도 잊기 어렵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동안 창밖으로 펼쳐지는 산과 숲의 풍경만으로도 마음이 들떴다. 전망대에 오르자 눈 덮인 산과 그 사이로 이어지는 호수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하얀 눈 위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은 이번 여행의 소중한 장면으로 남았다.
카트린산 전망대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우리는 볼프강 호수에서 유람선을 탔다. 맑고 푸른 호수 위를 배가 천천히 미끄러지듯 나아가자, 눈앞에는 또 다른 오스트리아의 풍경이 펼쳐졌다. 호수의 물빛은 마치 깊은 심연을 들여다보는 듯 맑고 푸르렀다. 그 깊은 푸른빛은 빨려 들어갈 듯 신비로우면서도, 이상하게 마음을 한없이 편안하게 해주었다.
호숫가에는 작고 예쁜 마을들이 그림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붉은 지붕과 하얀 벽의 집들, 호수 가까이 내려앉은 교회와 작은 선착장, 그 뒤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산자락이 서로 어긋남 없이 어우러져 있었다. 배 위에서 바라보는 마을 풍경은 마치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어야만 했던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그날 저녁에는 현지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우연히 람바흐 수도원 근처를 지나게 되었다. 람바흐 수도원은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수도원 중 하나라고 했다. 일부러 찾아간 일정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식당 주변으로는 넓은 평원이 펼쳐져 있었고, 가까이 수도원의 건물이 차분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그때 하늘 위로 예상치 못한 장면이 나타났다. 비가 지나간 뒤였을까, 넓은 평원 위 하늘에 커다란 쌍무지개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하나의 무지개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웠을 텐데, 그 위로 또 하나의 희미하면서도 분명한 무지개가 겹쳐져 있었다. 마치 하늘이 여행자들을 위해 조용히 준비해 둔 선물 같았다.
낯선 오스트리아의 평원, 오래된 수도원, 저녁 식사를 앞둔 평범한 시간, 그리고 그 위에 수놓인 쌍무지개. 그 순간은 계획된 관광지보다 더 깊은 감동을 주었다. 여행이란 결국 유명한 장소를 보는 것만이 아니라, 뜻밖의 순간에 마음을 빼앗기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멜크 수도원과 비엔나 (여행 7~8일차) — 예술과 황제의 도시를 걷다
비엔나로 향하는 길에는 멜크 수도원에 들렀다. 다뉴브강을 내려다보는 절벽 위에 우뚝 선 수도원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 규모에 압도되었다. 웅장한 도서관과 성당 내부, 오래된 복도와 계단은 영화 속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수도원 전체에 배어 있는 고요함과 묵직한 역사감은 비엔나로 향하기 전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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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 일정은 쇤브룬 궁전과 정원에서 시작되었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 궁전이었던 이곳은 노란 외벽부터 강렬했다. 궁전 뒤로 펼쳐진 정원은 기하학적으로 정돈되어 있었고, 언덕 위 글로리에테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궁전과 정원, 비엔나 시내는 한 장의 그림처럼 어우러졌다. 황제가 왜 이곳을 여름 별장으로 삼았는지 이해가 되었다.
벨베데레 궁전에서는 클림트의 작품을 만났다. 금빛 장식으로 가득한 클림트의 그림은 책이나 화면으로 볼 때와는 전혀 달랐다. 에곤 쉴러의 날카로운 선들도 실물로 마주하니 훨씬 강하게 다가왔다. 명화는 역시 직접 봐야 한다는 말을 새삼 실감했다.

저녁에는 클래식 음악회를 관람했다. 모차르트, 슈트라우스, 베토벤의 선율이 살아 있는 연주로 귀에 스며들었다. 귀에 익숙한 모차르트의 음악도 비엔나에서 들으니 전혀 다르게 느껴졌다. 마치 이 도시의 공기와 역사가 음악 속에 함께 녹아 있는 듯했다.

비엔나 자유 시간에는 국립 오페라극장, 호프부르크 왕궁,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 자연사박물관과 미술사박물관, 국회의사당, 시청 등을 걸으며 둘러보았다. 발길 닿는 곳마다 건축과 예술, 역사가 겹겹이 쌓여 있었다.
슈테판 대성당은 시간 관계상 내부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대신 외관을 배경으로 친구 부부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비엔나 도심 한복판, 슈테판 광장에 우뚝 선 성당은 멀리서부터 존재감이 남달랐다. 136m 높이의 남탑과 다색 모자이크 타일로 덮인 지붕은 그 자체로 깊은 인상을 주었다. 내부를 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그 앞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비엔나의 심장부에 들어와 있다는 감각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비엔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기억은 자허 카페였다. 진한 멜랑쥬 커피 한 잔과 함께 맛본 자허토르테는 촉촉한 초콜릿 케이크 사이에 살구잼이 어우러져 달콤하면서도 끝맛이 깔끔했다. 카페의 품위 있는 분위기와 커피, 디저트가 어우러지니 비엔나의 커피하우스 문화를 조금은 맛본 듯했다.

부다페스트 (여행 8~9일차)— 저녁 햇살과 야경, 그리고 역사의 무게
이번 여행의 마지막 도시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였다. 비엔나에서 부다페스트로 향하는 길, 차창 밖 풍경이 조금씩 바뀌면서 오스트리아와는 또 다른 분위기가 느껴졌다. 정돈되고 우아한 비엔나와 달리, 부다페스트는 조금 더 묵직하고 강한 인상을 주는 도시였다.
부다페스트에 도착한 뒤에는 현지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부다 왕궁, 대통령궁, 총리 관저, 왕궁 마을, 마차시 성당을 차례로 둘러보았다. 부다 언덕 일대는 도시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라 걷는 동안 자연스럽게 다뉴브강과 페스트 지역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오래된 건물과 성당, 골목길이 이어지는 모습에서 헝가리의 역사와 부다페스트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마차시 성당은 화려한 지붕과 독특한 외관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성당 주변의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어부의 요새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잘 어우러졌다. 특히 부다의 저녁 햇살이 다뉴브강과 강 건너 국회의사당, 그리고 페스트 지역의 시가지를 환하게 비추는 모습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만큼 아름다웠다. 은은한 저녁빛을 받은 강과 건물들은 한 폭의 그림처럼 빛났고, 그 풍경은 시간이 지나도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았다.

굴라쉬 스프와 함께 한 저녁 식사 후엔 부다페스트의 야경을 보러 나섰다. 밤이 되자 도시는 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했다. 다뉴브강을 따라 건물들이 하나둘 불을 밝히고, 강물 위로 조명이 반사되면서 도시 전체가 황금빛으로 빛났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국회의사당 야경이었다. 강 건너편에서 바라본 국회의사당은 마치 거대한 궁전처럼 빛나고 있었다. 섬세한 건물의 윤곽이 조명 속에서 선명하게 드러났고, 그 모습이 다뉴브강 수면 위에 비치면서 더욱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었다. 사진으로도 아름다웠지만, 직접 눈으로 본 감동은 훨씬 컸다.


다음 날은 여행 9일차이자 실질적인 마지막 관광일이었다. 먼저 영웅광장을 찾았다. 넓게 펼쳐진 광장 중앙에는 천년기념비가 우뚝 서 있었고, 주변에는 헝가리 역사 속 인물들의 조각상이 자리하고 있었다. 광장 전체가 헝가리의 역사와 자부심을 보여주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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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성 이슈트반 대성당으로 이동했다. 성 이슈트반 대성당은 헝가리 초대 국왕인 이슈트반 1세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부다페스트의 대표적인 성당이라고 한다. 우리는 시간 관계상 내부에는 들어가지 않고 외관만 둘러보았다. 넓은 광장 앞에 우뚝 선 성당은 웅장하면서도 균형 잡힌 모습이었고, 높은 돔과 정면의 장식이 인상적이었다. 성당 내부를 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외관만으로도 부다페스트의 품격과 역사적인 분위기를 충분히 느꼈다..
오전 시간에 둘러본 영웅광장과 성 이슈트반 대성당을 통해 헝가리의 역사와 도시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점심 식사 후 이번 여행의 마지막 자유 일정 시간엔 아쉬운 마음을 달래듯 다뉴브강가를 거닐었는데,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본 신발 조형물은 그 여운이 오래도록 가시지 않았다.
전쟁 희생자들을 기리는 그 신발들은 말없이 “잊지 말라”고 전하는 듯했다. 우리에게도 전쟁, 식민지, 분단과 이념 갈등, 민주화의 아픈 기억이 있는 만큼, 과거의 상처를 어떻게 기억하고 성찰할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어 성 이슈트반 대성당으로 이동했다. 성 이슈트반 대성당은 헝가리 초대 국왕인 이슈트반 1세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부다페스트의 대표적인 성당이라고 한다. 우리는 시간 관계상 내부에는 들어가지 않고 외관만 둘러보았다. 넓은 광장 앞에 우뚝 선 성당은 웅장하면서도 균형 잡힌 모습이었고, 높은 돔과 정면의 장식이 인상적이었다. 성당 내부를 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외관만으로도 부다페스트의 품격과 역사적인 분위기를 충분히 느꼈다..
오전 시간에 둘러본 영웅광장과 성 이슈트반 대성당을 통해 헝가리의 역사와 도시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점심 식사 후 이번 여행의 마지막 자유 일정 시간엔 아쉬운 마음을 달래듯 다뉴브강가를 거닐었는데,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본 신발 조형물은 그 여운이 오래도록 가시지 않았다.
전쟁 희생자들을 기리는 그 신발들은 말없이 “잊지 말라”고 전하는 듯했다. 우리에게도 전쟁, 식민지, 분단과 이념 갈등, 민주화의 아픈 기억이 있는 만큼, 과거의 상처를 어떻게 기억하고 성찰할 것인지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부다페스트는 낮과 저녁, 밤의 매력이 모두 다른 도시였다. 저녁에는 부드러운 햇살이 다뉴브강과 도시를 환하게 비추었고, 밤에는 황금빛 야경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 속에는 전쟁과 희생, 기억과 성찰이라는 무거운 주제도 함께 있었다. 그래서 부다페스트는 단지 아름다운 도시가 아니라, 여행자에게 오래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도시였다.
여행을 마치며
이번 여행은 기대 없이 떠났다가 마음 가득 채워 돌아온 여행이었다. 처음에는 동유럽이라는 이름이 조금 낯설었고, 솔직히 큰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여행지를 하나씩 지나올수록 그 생각은 완전히 달라졌다.
독일 로텐부르크에서는 중세의 시간 속을 걷는 듯했고, 프라하에서는 낭만적인 거리와 황금빛 야경에 마음을 빼앗겼다. 체스키크룸로프는 동화 같은 풍경을 보여주었고, 체스키부데요비치는 노을 속의 평온함을 선물했다. 잘츠부르크와 비엔나는 음악과 예술의 깊이를 느끼게 했고, 할슈타트와 볼프강 호수는 자연이 만들어낸 완벽한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다. 람바흐 수도원 근처 평원에서 만난 쌍무지개는 계획하지 않았기에 더 경이로운 선물처럼 다가왔다.
마지막 도시 부다페스트는 이번 여행의 여운을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다. 부다의 저녁 햇살이 다뉴브강과 국회의사당, 페스트 지역의 시가지를 환하게 비추던 장면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만큼 아름다웠다. 밤이 되자 국회의사당은 황금빛으로 빛났고, 강물 위에 비친 야경은 여행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하지만 부다페스트가 남긴 기억은 아름다움만이 아니었다. 다뉴브강가의 신발 조형물은 전쟁 희생자들을 조용히 떠올리게 했고, 우리 사회가 가진 아픈 역사와 기억의 방식까지 다시 생각하게 했다. 그 순간 여행은 단순히 좋은 풍경을 보고 즐기는 일이 아니라, 낯선 도시를 통해 나 자신과 우리 현실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돌이켜보면 이번 여행은 햇수를 거듭하며 다녀온 곳이 늘어날수록 만족도가 점점 높아진 여행이었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내년 여행도 과연 이만큼 좋을 수 있을까?” 아마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이번 일정은 다른 패키지와 비교해도 동선이 좋았고, 꼭 가봐야 할 곳들을 모두 둘러보면서도 전체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빡빡하게 끌려다니는 느낌보다, 여행지를 충분히 보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주어져 더 만족스러웠다.
이번 여행을 더욱 편안하게 만들어준 데에는 진성금 가이드의 역할도 컸다. 어떤 여행객은 가이드의 첫인상이 마치 군인 같았다고 했지만, 함께 지내보니 솔직하고 소탈한 사람이었다. 말투와 진행은 시원시원했고, 일정 운영은 분명했으며, 여행객들이 편하게 따라갈 수 있도록 중심을 잘 잡아주었다.
특히 마지막 귀국길, 공항으로 향하던 버스 안에서 가이드가 보여준 감성은 오래 기억에 남는다. 여행의 끝자락이라 모두가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었는데, 그때 일행 전부가 떼창한 노래와 가사의 여운이 아직도 귓가에 남아 있다. “조타 조타 조타 조타, 참 조오타~, 참 좋은 여행~”라고 이어지던 노랫말은 단순한 마무리 인사가 아니라, 이번 여행 전체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 주는 듯했다.

이번 여행은 눈을 즐겁게 한 여행이었고, 동시에 마음 한 쪽을 조용히 흔들어 놓은 여행이었다. 기대하지 않았기에 더 크게 다가온 장면들이 많았고, 우연히 만난 풍경들이 오히려 오래 남았다. 함께한 친구 부부와 나눈 웃음, 서로 사진을 찍어주던 순간, 길 위에서 만난 노을과 호수, 야경과 무지개까지 모두가 소중한 기억이 되었다.
9박 10일의 일정은 끝났지만, 여행지에서 뱉았던 감탄사는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하다. 사진을 정리하고 글을 쓰는 지금도 그때의 풍경들이 다시 눈앞에 떠오른다. 기대 없이 떠났던 여행이었지만, 돌아올 때는 마음속에 오래 간직할 장면들을 한 가득 품고 돌아왔다.
이번 동유럽 4개국 여행은 내게 아름다운 풍경과 깊은 여운, 그리고 “참 좋은 여행이었다”는 따뜻한 확신을 함께 남긴 고마운 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