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AS <명불허전> 동유럽 3개국(체,오,헝)- 9일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운동은
나이를 단순한 숫자로 남겨 두고, 몸과 마음을 여전히 길 위에 세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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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요한 네포무크 ]
작년, 서유럽 여행을 마친 뒤 1년을 차분히 준비해 떠난 이번 여정은
일정에 쫓기기보다 마음에 여백을 남기고자 한 여행이었다.
곧 마주하게 될 미지의 땅을 생각하면 설렘이 먼저 가슴을 두드렸고,
한편으로는, 함께 길을 나설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도 조용히 따라왔다.
막상 마주한 일행 중에는, 연령대가 비슷한 동년배 분들도 계셔, 그 자체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었다.
어머니와 함께한 딸이 두 팀,
어머니와 동행한 아들,
네 식구가 나란히 길을 나선 가족,
부산에서 올라온 삼세대의 대가족 열 분까지.
71세 동갑내기인 우리 부부를 포함해, 모두 스물두 명.
출발한 곳도, 살아온 시간도 제각각이었지만 세대와 지역을 넘어
자연스럽게 하나의 흐름으로 어우러졌다.
그 결과는 소란스럽지 않고, 억지스럽지도 않은 쾌적한 분위기 속에서
웃음과 배려가 오가던 시간.
보고, 느끼고, 나누며 각자의 몫으로 마음에 담아 돌아온
참으로 아름다운 동행이었다.
이제, 그 우아했던 길 위의 기록을 차분히 풀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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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를교 야경 ]
16:10분, 프라하에 도착하자마자 13시간의 긴 비행을 비웃기라도 하듯, 우리는 잠시 숨을 고를 틈도 없이, 곧장 길을 나섰다.
체코에서 가장 긴 강, 블타바 강 위에서 유람선을 타고 마주한 프라하의 야경은 우리를 완전히 사로잡았다
보헤미아 왕국의 수도로 천년의 시간을 품어온 도시 프라하,
이른 아침의 프라하가 숨겨진 볼 거리를 찾아 나서는 설렘의 도시라면,
밤의 프라하는 인생과 낭만, 그리고 예술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도시다.
서유럽의 밤이 밝고 화려한 불빛이라면, 동유럽의 밤은 은은하고 고요한 조명이 독특한 것같다.
조명에 은은히 빛나는 프라하성의 모습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여행의 한 페이지로 남고,
혼으로 그림을 그리고 노래하며 낭만을 이야기하는 카를교의 밤 풍경은
또 다른 여행을 꿈꾸고 준비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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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젠,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 ]
다음 날 아침, 황금빛 유럽 문화의 수도로 불리는 플젠을 향하여 버스는 조용히 달린다.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 속에서 여행의 리듬은 다시 한 번 새롭게 고쳐 매어진다.
그곳 플젠에서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보헤미아에서 가장 높은 첨탑을 지닌 성 바르톨로메오 대성당이었다.
첫발을 내딛는 순간,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대성당의 위용은 자연스레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다.
13세기에 건립된 이 고딕 양식의 성당은 플젠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 도시의 역사와 신앙, 그리고 시간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대성당을 중심으로 펼쳐진 플젠 도심 한가운데에는 넓은 레푸블리키 광장이 자리하고 있다.
광장을 둘러싼 노천카페와 레스토랑, 기념품점들에서는 도시 특유의 활기와 여유가 넘쳐흐르고,
걷는 것만으로도 이곳이 살아 있는 공간임을 느낄 수 있었다.
여정 내내 김완숙 인솔자님의 안내는 큰 신뢰와 만족을 안겨주었다.
동유럽에 국한되지 않고 서방사(西方史)를 넘나드는 해설은 여행지에 대한 궁금증을 차분히 풀어주었고,
수신기 또한 감도가 뛰어나 50여 미터 거리에서도 또렷하게 들려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일정이 끝날 때까지 같은 버스와 같은 기사님과 함께한 덕분에 이동은 편안하고 쾌적했으며,
이에 일행들 사이에서는 자연스레 칭찬과 찬사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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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스너우르켈 맥주 양조장 ]
세계 맥주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1위 또는 상위권을 차지하는 맥주가 바로 '필스너 우르켈' 이라 한다.
애호가들의 입맛에는 체코산 호프의 쌉쌀한 맛과 풍부한 거품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
필스너라는 이름은 이 맥주 공장이 있는 도시, 플젠의 독일식 표현 필센(Pilsen)에서 유래되었다.
1842년 첫 생산을 시작하였고, 전세계 맥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라거 계열 맥주의 시초가 되었다고 하니,
그 진가를 알 것도 같다
우리 일행은 이곳 지하 저장고에서 체코 대표 맥주인 필스너우르켈 맥주를 시음할 수 있었다
가슴속까지 시원해지는.. 그러나 잠시 후 가슴이 뜨거워지는.. 필스너우르켈 맥주!
그러나 아쉽게도 판매는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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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토다리 ]
조식 후, 도시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체스키크룸로프에 도착한다.
주차장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망토다리였다.
성으로 향하는 길목에 놓인 이 다리는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구조로,
과거에는 왕족과 귀족들이 외부의 시선 없이 성과 극장을 오가기 위해 사용되었다고 한다.
몇 장의 사진을 남기며 다가갈수록, 하늘을 가로지르듯 우아하게 걸린 망토다리의 위용은 단연 압권이었다.
다양한 상점들이 줄지어 선 중세풍의 라트란 거리,
슬픈 전설을 품은 이발사 다리,
파스텔톤 건물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는 스보르노스티 광장,
그리고 체스키크룸로프의 상징과도 같은 시청사까지.
여행자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는 장엄한 성당과 우아한 건축물들,
안온하고 편안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에
잠시도 눈을 떼기 어려운 곳.
체스키크룸로프는, 바로 그런 마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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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스키크롬로프 성에서.. ]
18세기 이후, 지어진 건물이 한 채도 없다는 마을,
인구 1만 5천 명 남짓한 작은 규모임에도, 300여 채가 넘는 건축물이 문화유적으로 등록된
그야말로 살아 숨 쉬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프라하에서 남서쪽으로 약 200km, 오스트리아 국경 인근에 자리한 체스키크룸로프는
완벽하게 동화 속 한 장면을 옮겨 놓은 듯한 마을이었다.
그 중심에는 블타바 강을 굽어보며 수세기 동안 마을을 지켜온 체스키크룸로프 성이 자리한다.
13세기에 시작되어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을 거쳐 완성된 이 성은, 체코에서 프라하성 다음으로 큰 규모를 자랑하며
도시의 역사와 권력, 그리고 예술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여행을 마친 지금, 내 손에는 1,800여 장의 사진이 남아 있지만 굳이 이 사진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
여정의 시작부터 끝까지, 마치 70년 지기 친구처럼 늘 곁을 함께한
55년생 양띠인 아내와 나, 그리고 갑장(甲長)이신 분...,
이번 여행에서 선택 관광까지 빠짐없이 함께한 유일한 인연이기 때문이다
비록 전화번호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오간 대화와 경험, 그리고 정보로 빼곡했던 시간들은
함께했기에 더욱 좋았고, 큰 위안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나라를 여행을 하셨다고 들었다.
부디 건강을 잃지 않으시고, 살아 있는 그날까지 계획하신 나라들을 두루 돌아보시며
편안한 백수의 시간을 누리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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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라벨 정원 ]
체스키크룸로프를 떠난 버스는 두 시간 남짓 달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우리 일행을 내려놓았다.
잘츠부르크의 첫 인상은 미라벨 궁전 앞에 펼쳐진 미라벨 정원이었다.
정갈하게 배치된 분수와 꽃들 사이로 시선이 자연스레 멀어지면,
웅장한 호엔잘츠부르크 성이 도시 위로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
이곳은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서 마리아가 ‘도레미 송’을 부르며 아이들과 뛰놀던 장면으로도 잘 알려진 장소로,
정원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영화 속 한 장면에 들어온 듯한 기분을 안겨준다.
한때 ‘북쪽의 로마’라 불릴 만큼 번영을 누렸던 잘츠부르크는
지금도 중세의 화려한 건축물들이 도시 곳곳에 남아 고요한 품위를 더한다.
인근의 소금 광산 덕분에 ‘소금(Salz)의 성(burg)’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지만,
이 도시는 무엇보다도 음악의 천재 모차르트의 고향으로 더 널리 기억된다.
해마다 열리는 음악제는 그를 기리기 위한 것이고, 거리 곳곳에서 마주치는 조형물과 기념품들은
잘츠부르크가 여전히 음악과 함께 숨 쉬는 도시임을 조용히 증명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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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엔 잘츠부르크 성 ]
푸니쿨라(Funicular)를 타고 잘츠부르크 성을 오른다.
잘츠부르크 구시가지에서 짧게 올라가는 이 푸니쿨라는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일상을 내려놓게 해준다
창밖으로 지붕들이 작아지고, 도시는 점점 소리보다 풍경으로 남는다. 물론 걸어서 오르는 길도 있지만,
푸니쿨라를 타는 순간 자체가 이미 호엔잘츠부르크 성 여행의 일부처럼 느껴져 가슴에 머문다.
잘츠부르크의 하늘 위에 조용히 떠 있는 성, 호엔잘츠부르크 성은
도시를 내려다보며 거의 천 년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하얀 성벽은 시간에 닳아 부드러워졌고, 그 안에는 전쟁과 평화, 권력과 신앙의 흔적이 겹겹이 스며 있었다
종소리와 함께 바람이 불면, 마치 중세의 하루가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한 기분이 든다
성 위에서 내려다보는 잘츠부르크는 장난감처럼 작고 고요해서,
잠시 현실에서 떨어져 나온 여행자가 된 듯한 순간을 선물했다
호엔잘츠부르크 성은 역사를 보는 장소라기보다, 시간을 느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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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슈타트 ]
할슈타트는 천사의 낙원으로 불리는 작은 호수마을로, 마을과 호수 주변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잔잔한 호수 위로 데칼코마니 같은 반영을 보이며 중세 유럽의 그림같은 주택들로 빼곡한 작은 마을,
뾰족한 첨탑 뒤로 유연하게 굴곡진 산봉우리와 그 위로 유연하게 흰구름이 흘러가는 모습은, 할슈타트를
표현하는 한장의 예쁜 그림엽서이기에 할슈타트에 도착한 여행자들은 모두 "그래, 이 풍경이야!" 라는 탄성을
내뱉게 된다. 무릉도원 처럼, 언젠가는 한번쯤 살아보고 싶어지는 이상향,
호숫가의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국내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그림이
바로 이곳 '할슈타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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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쉔부른 궁전 ]
잘츠부르크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잘츠카머구트와 할슈타트의 풍경을 지나
푀클라부르크에서 다시 하루를 머물고 나서야, 우리는 약 세 시간의 버스 이동 끝에 비엔나에 도착했다.
비엔나에서 만난 쉔부른 궁전(Schönbrunn Palace).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 궁전으로 사용되었던 이곳은 균형 잡힌 바로크 양식과 밝은 황색의 외관이 인상적인 공간이다.
화려함을 앞세우기보다 절제된 품격을 지니고 있으며,
궁전과 정원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유럽 궁정 문화의 정수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수세기의 시간을 지나온 지금, 쉔부른 궁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역사와 미학을 함께 전하는 비엔나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그 앞에 서 있노라면, 한 제국의 숨결과 시간의 무게가 조용히 발걸음을 붙잡는다.
한편, 연말과 크리스마스가 겹친 쉔부른 궁전 앞은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고,
수많은 인파로 인해 여유로운 사진 한 장을 남기기조차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 북적임마저도 계절이 남긴 풍경처럼 느껴졌다.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뒤,
김완숙 인솔자님이 권해주신 다큐멘터리 〈황후 엘리자베트〉 1·2편을 모두 시청하며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와 엘리자베트 황후에 대한 이해를 한층 깊일 수 있었다.
아울러 당시 유럽을 뒤흔들었던 프랑스의 나폴레옹과
격변하던 세계 정세까지도 자연스럽게 이어져 정리되었다.
그제야 쉔부른 궁전에서 마주했던 공간과 장면들이
단순한 풍경이 아닌,
역사와 인물, 그리고 시대가 겹쳐진 한 장의 기록으로
조용히 다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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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벨베데레 궁전 ]
사보이의 오이겐 공작의 개인 별궁으로 사용하던 궁전으로,
장식적이고 우아한 바로크 양식으로 미적 감각과 예술성이 뛰어나다. 사보이의 오이겐 공작(1663–1736)은
17~18세기 유럽을 대표하는 최고의 군인이자 전략가, 그리고 합스부르크 제국의 영웅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났으나 프랑스 왕 루이 14세에게 군인으로 인정받지 못하자, 이후 합스부르크 왕가(신성로마제국)로
건너가 탁월한 전술과 리더십으로 제국을 여러 차례 위기에서 구해냈다. 그의 활약 덕분에 합스부르크 제국은,
오스만 제국(튀르크)의 팽창을 막고 프랑스의 유럽 패권에 맞설 수 있었다.
그래서 유럽사에서는 종종 “황제가 다스렸고, 오이겐이 지켰다”라는 말로 그의 위상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 공로로 막대한 부와 명예를 얻었고, 그 결과로 세운 것이 바로 빈의 명소인 벨베데레 궁전(Belvedere Palace)이다
이 궁전은 단순한 저택이 아니라, “제국을 지켜낸 영웅에게 허락된 공간”인 것이다.
거장 힐데브란트가 설계해 오늘 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상궁, 하궁 두 개의 궁전과 광활한 정원을 가진
이 궁전은 1716년 하궁이 지어졌고, 1723년 상궁이 완공되어 연회장으로 사용됬다. 그러나 1752년
마리아 테레지아 여왕에게 궁전이 팔리면서 이탈리아어로 '아름다운 경치'라는 뜻의 벨베데레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현재는 미술관으로서의 성격이 뚜렷하며," 클림트의 키스"로 유명하다.
쇤부른 궁전이 규모와 역사, 제국의 위엄과 일상을 보여주는 "제국의 얼굴"이라면,
벨베데레 궁전은 전쟁과 현실 속에서 그 얼굴과 질서를 지켜낸 인물의 흔적이 남아 있는 "제국의 방패"라 할 수 있다
전자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권력과 궁정 문화를,
후자는 귀족의 취향과 미술, 그리고 예술로 승화된 승리의 기억을 담고 있어
각기 다른 결의 감동을 여행자에게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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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림트의 키스 ]
오스트리아 바로크 양식의 정수라 불리는 벨베데레 궁전.
오늘날 상궁은 국립미술관이 되어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 한스 마카르트 같은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품고 있다.
<The Kiss>는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의 대표작이자,
빈 분리파 미술과 상징주의를 상징하는 가장 유명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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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908년에 그려진 이 작품은 클림트의 ‘황금기’를 대표한다.
금박을 과감히 사용해 현실적인 인물 묘사 위에 비현실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했다.
그림 속 남녀는 서로를 끌어안은 채 입맞춤을 나누고 있지만,
표정과 자세는 단순한 사랑을 넘어 관능, 헌신, 영원성을 상징적으로 담아내고
남성의 각진 문양과 여성의 곡선적 패턴 대비는 성(性)과 에너지의 조화를 암시한다.
<키스>는 단순한 연애 장면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감정이 지닌 절정의 순간을 장식과 상징으로 승화시킨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오늘날까지도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사랑받고 있다.
사람들은 말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만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나에겐, 그림은 여전히 그림일 뿐,
설명처럼 깊은 감동은 쉽사리 오지 않는다.
빛나는 캔버스 앞에서, 수많은 시선과 숨결이 오가는 그 공간에서,
나는 작품보다 사람들 사이를 더 오래 바라보며 전시장 한켠을 조용히 서성이고 있다.
어쩌면 지금의 나는, 예술을 이해하기보다는 그 안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 여행을 기억하려는 중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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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슈테판 대성당 ]
옛 시가지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슈테판 대성당은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큰 로마네스크와 고딕 양식의 성당이자, 비엔나를 상징하는 존재다.
이 성당은 단순한 종교 건축물을 넘어, 합스부르크 제국의 역사와 빈 시민들의 삶을 함께 견뎌온 공간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남쪽 탑인 슈테플(Steffl)로, 약 137m에 이르는 높이의 첨탑은
중세 빈에서 도시의 위엄과 신앙을 상징했다. 또한 지붕을 덮은 화려한 기하학적 타일 문양에는
오스트리아 국장과 빈의 문장이 새겨져 있어 성당이 곧 국가와 도시를 대표하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내부에는 왕가의 혼인과 장례, 제국의 중요한 의식들이 치러졌고,
지하 묘지에는 합스부르크 가문의 인물들이 안치되어 있다.
그래서 슈테판 대성당은 흔히 “빈의 역사 그 자체”라고 불린다.
여행자의 시선으로 본다면, 쉔부른 궁전이 제국의 권력과 질서를 보여준다면
슈테판 대성당은 그 권력 아래에서 사람들이 기도하고, 삶을 이어온 시간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짧은 방문만으로도, 빈이라는 도시의 무게와 깊이를 느끼게 하는 곳,
그것이 바로 슈테판 대성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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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엔나 바로크 클래식 음악실 ]
이곳은 팔라이 슈ön보른-바티야니(Palais Schönborn-Batthyány)로,
비엔나에서 바로크·클래식 음악 연주회가 열리는 장소다. 사진 속 입구에 보이는
“Wiener Barock & Klassik Konzerte”, Concert Tickets, Music Souvenir Shop 표지처럼
이 건물은 소규모 살롱 콘서트가 열리는 공연장이자 티켓 판매와 기념품 숍을 함께 운영하는 공간이다.
주로 모차르트, 비발디, 슈트라우스 같은 작곡가들의 곡을 당시 복식을 갖춘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비엔나식
클래식 콘서트가 열린다. 그래서 낮에는 조용한 궁전 같지만, 밤이 되면 음악을 기다리는 여행자들로
시간이 다시 숨을 쉬는 곳이기도 하다
선택 관광으로 만난 살롱 음악회.
사실 나는 비엔나의 거대한 오페라 하우스, 웅장한 홀에서 울려 퍼지는 연주를 막연히 기대하고 있었다.
그래서 150여 명 남짓 들어가는 작은 연주실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솔직히 실망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곳이 비엔나의 어느 백작 저택 안에 조성된 연주실로, 그 시절 실제로 음악회가 열리던 공간이었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공간은 전혀 다른 얼굴로 다가왔다.
비발디와 모차르트, 로시니, 몬티, 그리고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선율이 한 곡, 한 곡 이어질 때마다
작은 홀은 숨을 죽인 감탄으로 가득 찼고, 마지막 음이 사라지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기립 박수와 함께 앵콜을 외쳤다.
더욱 특별했던 건, 김혜경 가이드님의 세심한 배려 덕분에, 우리 일행은
'황혼의 배낭여행'을 콘셉트로 한 tvN의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팀들이 앉았었다는 VIP석,
바로 그자리에 앉는 호사를 누렸다는 사실.
그리고 중간 휴식 시간, 오직 우리 참좋은여행 팀에게만 주어진 향긋한 샴페인 한 잔은
그날의 감동을 두 배로, 기분을 한층 더 끌어올려 주었다.
음악과 공간, 그리고 사람의 마음까지 어우러진 참으로 남다른 시간.
이 자리를 빌려 이 모든 순간을 가능하게 해주신
김혜경 가이드님께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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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웅광장 & 오벨리스크 ]
비엔나에서 아름다운 밤을 보낸 일행은, 약 네 시간의 버스 이동 끝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도착한다.
영웅광장(Heroes’ Square)은 헝가리 건국 1,000년을 기념해 1896년부터 1926년에 걸쳐 조성된 공간으로,
부다페스트를 대표하는 광장이자 국가의 역사적 기억을 상징하는 중요한 장소다.
광장 중앙에는 부족 국가였던 시절,
헝가리 민족을 현재의 카르파티아 분지로 이끈 아르파드를 비롯한 7개 부족장의 기마상이 자리하고 있다.
그 뒤로 솟아 있는 높이 약 36m의 기념 기둥 꼭대기에는 대천사 가브리엘의 동상이 놓여 있으며,
현재는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반원형으로 펼쳐진 열주 뒤편에는
정복 시대의 왕들과 근대사의 위대한 인물들, 총 14인의 동상이 좌우에 배치되어
헝가리 역사 한 시대의 위용을 장엄하게 드러낸다.
또한 광장 양옆으로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자리해, 이곳은 단순한 광장을 넘어
문화적 의미까지 함께 지닌 공간으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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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부의 요새 ]
마차시 성당을 보호하기 위해 세워진 어부의 요새는 중세 시절, 이 구간을 담당하던 어부 길드가
외적의 침입을 막아냈던 데서 그 이름이 유래한다.
동화 속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일곱 개의 뾰족한 탑은 헝가리 건국 당시의 7개 부족을 상징하고,
긴 회랑으로 이어진 새하얀 성곽은 요새라기보다는 하나의 우아한 산책로처럼 느껴진다.
화려한 성벽과 마차시 성당으로 이어지는 계단 또한 이곳의 풍경에 품격을 더한다.
무엇보다 요새 위에 서서 내려다보는 도나우 강과 페스트 지구의 전경은
차분하면서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와 잠시 말문을 잃게 만든다.
어부의 요새는 그렇게, 역사와 풍경이 함께 마음을 적시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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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사당 야경 ]
말 그대로, 국회의사당의 야경이었다.
‘다뉴브의 장미’라 불리며 해마다 수많은 여행자들이 찾는 부다페스트는
도나우 강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의 부다와 왼쪽의 페스트가 하나로 합쳐진 도시다.
부다 지역에는 왕궁과 겔레르트 언덕을 비롯한 대표적인 관광지와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밀집해 있고,
페스트 지역은 상업과 행정의 중심지로 발전해 14세기경부터 헝가리의 수도 역할을 해왔다.
1872년, 부다와 페스트가 공식적으로 합병되며 오늘날의 부다페스트가 탄생했다.
부다페스트는 프랑스 파리, 체코 프라하와 함께 유럽 3대 야경으로 손꼽힐 만큼
화려하면서도 강렬한 밤의 풍경을 자랑한다. 그 중심에 서 있는 황금빛 국회의사당의 야경은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완성된 장관이었다.
불빛에 잠긴 건축미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굳이 말을 덧붙이지 않아도 시야는 가득 차오르고,
가슴은 벅차올라 어느새 눈이 시릴 만큼 깊은 감동이 밀려온다
영웅광장과 어부의 요새, 그리고 국회의사당의 야경까지,
부다페스트 전역을 넓은 시야와 깊이 있는 설명으로 안내해 주신
송민찬 가이드님께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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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테르곰 대성당 ]
높은 언덕 위에 우뚝 선 에스테르곰 대성당은 그 존재만으로도 여행자의 마음을 먼저 압도한다.
에스테르곰 대성당은 헝가리에서 가장 규모가 큰 교회로, 유럽에서도 세 번째로 큰 종교 건축물로 손꼽힌다.
단순한 크기를 넘어, 이곳은 헝가리 가톨릭의 중심이자 국가의 정신적 뿌리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전망대에 오르면 다뉴브 강을 사이에 두고 헝가리와 슬로바키아의 슈투로보(Stúrovo)를 잇는
마리아 발레리아 다리 위로 사람들이 국경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오가는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강은 경계를 이루지만, 풍경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
한때 헝가리의 수도로서 고고한 명성을 누렸던 도시, 에스테르곰.
그 시간을 증명하듯 오늘도 대성당은 언덕 위에서 은은한 빛깔로 사위를 굽어보며,
역사와 현재 사이에 선 여행자의 마음을 조용하지만 깊게 압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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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리아 발레리아 다리 ]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여행자의 마음을 압도하던 에스테르곰 대성당을 내려와,
이제 우리는 마리아 발레리아 다리 아래에 섰다.
연한 녹색, 민트빛 철골 구조가 반복되는 아치 형태로 이어진 이 다리는
화려함보다는 산업적이고 역사적인 인상을 먼저 남긴다. 절제된 구조미가 오히려 이곳의 시간을 말해주는 듯하다.
다리 중간 상단에는
“SLOVENSKÁ REPUBLIKA(슬로바키아 공화국)”라 적힌 표지판과 국기가 걸려 있어,
이 다리가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를 잇는 국경을 넘는 교량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보행자와 차량이 함께 오가는 모습은 국경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자연스럽다.
흐린 회색빛 하늘과 어우러진 다리 위 풍경은 차분하고 담백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이곳이 단순한 이동의 통로가 아니라 중부 유럽의 경계와 연결을 상징적으로 담아낸 장소임을 느끼게 한다.
마리아 발레리아 다리는 그렇게,
역사와 지리, 그리고 사람들의 일상이 조용히 맞닿아 있는 장면으로 기억에 남았다.jpg)
[ 성인의 십자가 ]
작은 골목골목, 자연스러운 돌바닥과 오래된 옛 도시의 숨결이 남아 있는 구시가지를 따라 걷다,
메인 광장에 자리한 성인의 십자가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센텐드레는 부다페스트에서 약 20km 떨어진 작은 도시로, 중세의 모습을 비교적 온전히 간직한 마을이다.
붉은 기와를 얹은 오래된 집들과 네모난 작은 돌로 포장된 골목길은
지금도 예전의 시간 속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한때 부다페스트에서 활동하던 예술가들이 이곳으로 이주하며 센텐드레는 ‘예술가의 도시’로 불리게 되었다.
그 명성에 걸맞게 작은 골목마다 갤러리와 공방, 상점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어
걷는 내내 시선이 분주해진다.
골목을 휘돌아 나와
다뉴브 강변을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면, 도시의 소음은 자연스레 멀어지고
강물의 흐름만이 고요하게 곁을 지킨다. 서두를 이유도, 목적지도 없이 강을 따라 걷는 이 짧은 시간은
센텐드레가 건네는 가장 담백한 낭만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다뉴브 강은 이 작은 예술의 도시를 감싸 안은 채,
여행자의 마음까지도 조용히 흘려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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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 비투스 대성당 ]
센텐드레를 떠나 에스테르곰을 경유해 약 네 시간을 달려 체코 브르노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이른 아침, 이번 여행의 출발지였던 프라하를 향해 다시 두 시간 남짓 길을 달린다.
한겨울임에도 동유럽의 자연은 습기를 머금고 있어 들판은 여전히 파릇한 초록을 띠고 있다.
장시간의 이동에도 풍경은 좀처럼 여행자의 시선을 쉬게 하지 않는다.
그리고 프라하 성, 성 비투스 대성당에 이른다.
체코의 하늘을 향해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자라난 이 고딕 성당은
왕의 대관식과 안식, 나라의 수많은 중요한 순간들을 수백 년 동안 묵묵히 지켜보아 왔다.
뾰족한 첨탑과 섬세한 스테인드글라스 사이로 스며드는 빛은 기도처럼 고요하고,
돌에 새겨진 시간은 말없이 깊다.
광장에 서서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면 사람은 작아지고, 역사는 한층 가까워진다.
성 비투스 대성당은
보는 건축물이기보다, 자연스레 고개를 들게 만드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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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를교 ]
프라하의 심장을 잇는 카를교,
14세기부터 한 걸음, 한 걸음 구시가지와 프라하 성을 이어온 이 돌다리는 수많은 발자국과 소원을 품고 오늘까지 남아 있다
난간 위에 늘어선 성인들의 조각상은 말없이 다뉴브가 아닌, 블타바 강을 내려다보며
이곳을 찾아오는 수많은 여행자들과 시간을 지켜보고 있다. 해가 낮게 기울면 강물 위로 금빛이 번지고,
카를교는 단순한 통로를 넘어 프라하가 가장 프라하 다워지는 순간이 된다.
이곳은 건너는 다리이기보다, 잠시 머물게 되는 기억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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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 마켓 위로 빛나는, 성 니콜라스 교회 ]
크리스 마켓 열기가 절정인 크리스마스 당일 날, 다시 프라하 구시가 광장을 찾았다.
겨울 햇살을 받은 바로크 양식의 교회는 금빛 외벽으로 하루의 온기를 모으고,
그 아래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조용한 설렘처럼 펼쳐져 있다.
전구 불빛과 솔가지 장식, 따뜻한 음식 냄새가 공기 속에 섞이며 사람들의 발걸음은 자연스레 느려진다.
이곳에서는 역사가 배경이 되고, 일상이 장면이 된다.
프라하의 겨울은 이렇게 천천히, 그리고 다정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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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 시청사 천문시계탑 ]
프라하 구시청사에 자리한 천문시계탑은 시간을 재는 시계라기보다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아 두는 이야기다.
해가 바뀌고 계절이 돌아도 시계 위 작은 인형들은 정해진 순간이 오면 묵묵히 움직이고,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그 짧은 장면을 보기 위해 숨을 고른다.
6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 시계는 시간을 알려주기보다 “지금 이 순간”을 함께 기다리는 법을 가르쳐 왔다.
종이 울리고 인형들이 멈춘 뒤에도 사람들은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갔다는 사실보다, 그 순간을 함께했다는 감정이 더 오래 남는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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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틱카(올드카) 투어 ]
주로 1920~1930년대 스타일의 클래식 자동차를 복원하거나 그 시절의 외형을 정교하게 재현한 차량들.
겉모습은 엔틱하지만, 내부는 현대적으로 다듬어져 시간과 편안함이 자연스럽게 공존한다.
대부분 지붕이 없는 오픈형이라 사진을 남기기에도, 프라하의 풍경을 온몸으로 느끼기에도 더없이 좋다.
옥수연 가이드님의 인도에 따라 엔틱카에 몸을 싣는 순간, 도시의 역사적인 거리들은 하나의 무대가 되고
관광은 어느새 낭만으로 바뀌었다. 중세의 좁은 골목을 달리며 사람들을 향해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칠 때마다
웃음과 환호가 바람을 타고 퍼져 나갔다. 목은 조금 쉬어 갔지만,
가슴은 오래 막혀 있던 숨구멍이 열린 듯 시원하게 트였다.
유난히 추웠던 프라하의 겨울. 그 추위조차 잊게 만들 만큼 서투른 여행자들을 웃기고,
때로는 울리며, 끝까지 이끌어 주신 옥수연 가이드님. 정말 많이 웃었고, 그래서 더 깊이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참 멋진 시간이었고,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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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트나 고원 언덕 ]
엔틱카는 프라하의 중세 골목을 구석구석 달려 마침내 레트나 고원 아래에서 우리를 내려놓았다.
한겨울이었지만 습기가 남은 땅에는 파릇한 풀들이 솟아 넓은 평원을 이루고,
공원 한켠에는 키 큰 나무와 작은 연못이 있어 자연스레 걸음을 늦추게 했다.
잠시 멈춰 서자 연한 연무 속 블타바강 위로 겹겹이 놓인 다리들과
눈이 시릴 만큼 맑은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어딘가 허전했던 엔틱카 투어의 여운은 단번에 씻겨 내려갔고
가슴 깊은 곳에 오래 남을 감동으로 새겨졌다.
레트나 고원은 블타바강 왼편 강변 위, 프라하 7지구와 구시가지를 마주한 곳에 자리한다.
구시가지와 카를교, 프라하 성, 굽이치는 강의 흐름까지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이곳은
탁월한 전망과 역사적 상징성, 그리고 여유로운 현지의 숨결이 어우러진 명소다.
특히 해질녘과 밤이 되면 도시는 또 다른 표정으로 빛난다.
전쟁과 평화, 권력과 신앙의 흔적이 켜켜이 스며 있는 건물들,
은은한 종소리가 바람에 밀려오면, 마치 중세의 하루가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한 기분이 든다
수많은 전쟁의 시간을 살아온 나라들을 그저 아름답다고만 말하기에는 마음 한편이 시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아픔마저 역사로 품고, 잊지 않겠다고 마음에 새기는 일 또한
여행이 주는 의미일 것이다.
그 풍경 앞에서 숙연해진 나와,
함께 걸어 준 아내,
그리고 다시 떠올리게 된 아름다운 나의 조국.
이 여정은
보고 지나간 여행이 아니라, 가슴에 남겨 두고 돌아오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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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8박 9일 여정을 간단히 후기로 남겨보았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이번 여행에서 1,800여 장의 사진을 담아왔습니다.
시간이 날때마다 정리하여 모든 일정을 후기로 남기고자 합니다.
아름다운 여행이 되도록 전 여정을 인솔해 주신 인솔자 김완숙선생님,
부다페스트 가이드 송민찬선생님, 비엔나 가이드 김혜경선생님, 프라하 가이드 옥수연선생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세대와 지역을 넘어 쾌적한 분위기 속에서 웃음과 배려로 보고, 느끼고, 나누며
자연스럽게 하나의 흐름으로 어우러진 스물두 분, 동행자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2026 병오년(丙午年) 새해에도 건강과 행복과 가시는 걸음걸음마다 꽃길이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